재미탐구영역/책

방금 떠나온 세계

마법달팽이 2022. 6. 1. 15:52
방금 떠나온 세계, 김초엽, 한겨레출판

여행을 떠나본 지 너무 오래된 것 같습니다.
어디든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차오르는데 여행을 다니기가 여의치 않습니다.
이럴 때는 소설을 읽습니다.

도서관에 들러서 소설류를 훑어보다가 김초엽의 <방금 떠나온 세계>를 발견했습니다.
김초엽의 글을 좋아하는데 읽지 않은 책을 발견해서 기쁜 마음에 책을 대출했습니다.

7가지의 이야기들이 책 속에 들어있습니다.
우주를 탐험하는 이야기, 나와는 다른 존재를 알아가는 이야기,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그렇지 못했던 인연과 같았지만 달라져버린 존재에 관한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뭔가 철학적이고 깊이 있는 풀이는 하지 못하고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만,
김초엽의 다른 소설들과 같이 소설 속의 세계를 정신없이 탐험하고 나면 뭔가 생각할 거리들을 양손 가득 받아 든 기분이 듭니다.

나는 타인에 대해, 그리고 나와 다르다고 생각되는 존재들에 대해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알아가고자 했는지, 그저 내 마음대로 판단하고 내가 그린 그림 속에서만 상대를 본 것은 아니었는지...

이런 글을 쓰는 작가 김초엽이 보는 세상은 나의 세상과 얼마나 다른지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상대를 볼 때 나만의 프레임에 구겨 넣으려는 무의식적인 시도를 바꿀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됩니다.

독서를 통해서 얻게 되는 이런 크고 작은 깨달음을 통해 조금씩 깊이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또 생각해 봅니다.

숨그림자 편에서 발견한 재미있고 인상적인 문장을 남기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양말이 사막 구석에서 모자를 쓰고 발견되었다······.'

무척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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