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탐구영역/책

시선으로부터,

마법달팽이 2022. 6. 12. 22:04

시선으로부터, - 정세랑, 문학동네

앞 페이지에 가계도가 있는 책은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인데, 애정 하는 정세랑 작가의 소설에 떡하니 가계도가 그려진 것을 발견하고 고민하다가 읽게 되었습니다. 가계가 그리 복잡하지 않고 3대로 끝내준 덕분에 그리 어렵지 않게 소설 내용에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시선으로부터,>라는 제목에서 시선은 가족들에게 크든 작든 일생을 통해 영향을 준 '심시선'의 이름이면서 심시선이 삶을 통과하며 겪어야 했던 타인들로부터의 시선을 동시에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작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소설의 내용은 심시선과 가족들이 겪은 사건들을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풀어냅니다. 시선이 인터뷰하거나 글로 쓴 내용들을 연결고리로 현재 가족들의 모습을 엮어냅니다. 10주기를 맞이하여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시선의 제사를 지내기로 합심한 특별한 가족들의 이야기가 지루할 틈 없이 이어지는데 덩달아 신나기도 하고 긴장하기도 하면서 소설의 흐름에 푹 빠져서 읽었습니다. 

 

초반에는 인물간의 관계와 가계도 상의 위치를 파악하느라 속도가 좀 느렸지만 어느 순간부터 책에서 손을 떼기 싫을 정도로 몰입해서 읽어 내려갔습니다. 다 읽고 나서는 분명 한 권의 소설을 읽었는데 여러 권의 소설을 읽은 것 같은 착각이 들었습니다. 여러 등장인물들이 각자 독특하고 흥미로운 인물들이면서 특별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어서 그렇게 느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덮으면서 시선의 가계가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그래서 이어지는 이야기들을 계속 엿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게 되었습니다. 아니면 이야기 속의 들러리라도 좋으니 그 계보에 슬쩍 끼어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실없는 상상도 해보았습니다. 

 

정세랑 작가는 정말... 아... 어떻게 이렇게 글을 맛깔나게 잘 쓸까요?... 이토록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사랑스러운 인물들을 끄집어낼 수 있는 이야기보따리를 가진 사람이라니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소설은 정말 모르는 사람이 없어야 된다는 생각에 책을 읽는 지인들과 책을 읽지 않는 지인들 모두에게 권하고 다닐 생각입니다. 

 

정말이지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끝내기 아쉬운 여행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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